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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시장의 마켓 메이킹 전략

Han SanghoonHan Sanghoon·Seoul·KR

Bitcoin

마켓 메이킹(Market Making, MM)이라고 불리는 시장에서 가격을 형성하는 행동은 여러 곳에서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MM(엠엠)이라고 부르며 가격을 올리고, 폭락 시키며 수익을 창출하는 행동인 펌프앤덤프(Pump and dump)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마켓 메이킹을 함에 있어서 펌프앤덤프가 개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하는 작전 세력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그것 외에도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 상품 거래를 돕는 모든 행동을 마켓 메이킹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적절한 유동성을 공급해 거래를 원활하게 하고,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도 합니다.

Pump and dump 전략Pump and dump 전략

이를 시장 조정자라고도 부르는데 대표적으로 주식시장에서는 한국거래소와 계약한 모든 증권사가 이에 해당하며, 자본시장법 규제 아래에서 관리 감독을 받습니다. 그러나 암호화폐 시장에서 마켓 메이커들이 욕을 먹는 이유는 증권사와 다르게 적절한 관리 감독이 없는 무법지대라는 점과 그들의 많은 수익 모델이 펌프앤덤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의 마켓 메이킹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그 뿐 아니라 허수 주문, 여러 형태의 트레이딩 봇까지도 마켓 메이킹의 연장선으로 서비스 제공이 되기도 합니다. 특정 코인을 상장 시킨 후 허수 주문을 만들고, 자전 거래를 하면서 거래량을 폭등시켜 시장에 비정상적 시그널을 통해 마케팅을 하는 것입니다. 많은 크립토 트레이더들은 단기 폭등하는 상품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고, 특히 상장 초기의 상품은 여러 이유에서 폭등할 가능성이 높으니 많은 참여자가 들어오곤 합니다. 결과적으로 큰 거래 물량과 폭증하는 가격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물량을 개인 투자자들에게 매각하며 가격을 형성하는 동시에 수익을 창출하게 됩니다.

image극 사실주의 영화 '작전'

한 업계 종사자의 말을 빌리자면 많은 팀들은 마켓 메이킹 초기 1일 또는 그보다 짧은 기간에라도 전체 물량의 50% 가까이를 매각하여 작업에 들어간 모든 비용을 회수한다고 합니다. 가격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일정 물량은 지속적으로 손바뀜을 만들어 개인 투자자들에게 넘기고, 싸게 가져온 물량에서 전달된 가격의 시세 차익을 통해 최초 비용을 회수, 이후 기간 동안에는 여러 형태로 가격을 올리거나 내리면서 최대 수익을 자신들과 클라이언트에게 제공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한 가지 고려할 점은 이 마켓 메이킹이 클라이언트의 수익만을 위한 것처럼 보이겠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상당하다는 점입니다.

방어되지 않는 주식의 위험성

주식 시장에서 흔히 말하는 작전 세력을 생각해봅시다. 이들은 대상 기업의 물량을 받아서 작전을 치루는 경우도 있지만, 그들 몰래 자신들이 가격을 조정하여 개인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끼치기도 합니다. 자전 거래를 통해 가격을 조금씩 끌어올리거나, 더 공격적으로는 악의적인 뉴스(찌라시)를 뿌려 가격을 떨어뜨리고, 자신들의 물량을 천천히 확보합니다. 그런 후 가격이 충분히 올라가면 자신들의 물량을 매각하여 한 번에 큰 시세 차익을 획득합니다.

영화 '작전'의 한 장면영화 '작전'의 한 장면

이러한 세력은 현재도 모든 국가 주식 시장에서 활동 중이고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 팀들이 돌아다니는지 셀 수 없습니다. 하물며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조직적 움직임을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일을 하곤 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법적 라이센스와 절차를 밟아 코인을 상장한다고 할지라도 이를 악용하기 위해 들어오는 세력은 반드시 있을 것입니다. 대주주의 눈에 들어가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물량을 지속적으로 매집하고, 온갖 FUD를 퍼뜨리고, 공격하는 이들이 발생할 겁니다. 이때 여러분을 믿고 초기 투자한 사람들이 무너져 내리는 가격을 보고 투자자와의 갈등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주식시장의 냉정함 만큼이나 크립토 시장의 차가움은 더욱 크다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켓 메이킹은 비단 코인 발행사의 이윤 추구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도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역시 금융 시장의 연장선이며, 돈을 벌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든 이들이 모인 곳이라는 점입니다.

유동성 공급의 중요성

시장의 유동성이 공급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아마도 적은 거래량만으로도 가격이 크게 오르거나 내려가는 사태가 발생할 겁니다. 현물 거래라면 가격 변동에 따라 평가 금액이 변화하는 수준이겠지만, 선물 거래를 하는 분들이라면 포지션 청산이 발생해 영구적인 손실이 발생하게 될 겁니다. 마찬가지로 적절한 유동성 공급은 모든 자본 시장에서 필요합니다. 주식 시장의 경우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것도 평일에만 열리기 때문에 일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크립토 시장은 24시간 언제나 열려있고, 거대한 세력이라면 엄청난 유동성도 모두 매집해 원하는 가격으로 끌어올리거나 내릴 가능성이 열려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악의적인 집단의 공격에서 적절한 유동성을 공급하거나 회수하여 가격을 방어하는 목적으로도 마켓 메이킹의 필요성은 있습니다.

창과 방패

암호화폐 시장의 재밌는 점 중 하나가 바로 모든 거래가 노출된다는 점입니다. 모든 거래는 각각의 블록에 기록되어 영구적으로 남아있고, 이를 누구나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블록체인 체인 위에 있는 데이터를 온체인(On-Chain) 데이터라고 하는데, 온체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격자와 방어자는 서로의 실체를 추측할 수 있고, 동시에 서로가 서로의 전략을 학습하여 역으로 공격할 방법을 연구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주식 시장에서 퀀트(Quant) 트레이드라고 부르는 초단타 알고리즘 매매는 어찌보면 크립토 시장에서 더욱 중요한 기술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미 초단타 매매의 단계로 넘어간 이상 인간이 모든 거래를 모니터링 하면서 반응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트레이딩은 알고리즘에 기반하여 의사 결정을 하고, 이를 인간이 최종 선택을 하는지 안 하는지로 결정하고 있습니다. 크게 3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바로 화이트 박스, 그레이 박스, 블랙 박스라는 개념입니다.

화이트 to 블랙 박스

화이트 박스는 인간이 최종 결정을 하는 알고리즘입니다. 반면 블랙 박스는 인간의 참여가 불가능하고 알고리즘으로만 모든 거래가 발생하게 됩니다. 당연히 그레이 박스의 경우 어떤 경우에는 컴퓨터가 알아서 거래를 하며, 어떤 경우에는 인간의 확인을 바탕으로 결정하게 됩니다. 마켓 메이킹과 트레이딩 모두에서 화이트 박스 전략을 가지고 있는 곳과 블랙 박스 전략을 가지고 있는 곳의 차이는 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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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박스는 인간이 판단을 하기 때문에 여러 상황에 대해 복합적으로 고려하게 되지만 반대로 감정적인 판단이나 정성적 판단으로 인해 매번 결과의 기준이 크게 달라질 여지도 있습니다. 반면 블랙 박스는 모든 것이 알고리즘에 의존하므로 기존에 설정한 방식대로만 작동하지만, 시장의 변화가 발생하거나 블랙 박스 트레이딩을 역으로 공격하는 경우에는 방어가 사실상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맺으며

이처럼 마켓 메이킹은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이 아닌 시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점을 포함하고 있으며, 그러한 이유에서 합법과 불법을 넘나드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곳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가장 많은 부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크립토 시장에서 돈을 버는 주체가 거래소, 마켓 메이킹, 거대 유동성 공급자. 이렇게 세 가지라고 저는 보고 있는데 이 중에서 가장 비밀스럽게 돈을 버는 곳이 마켓 메이킹 산업이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 여러가지 형태로 마켓 메이커들의 전략을 다뤄보고자 하는데, 이 전략들을 사용해 '개인 투자자들을 털어 먹으세요'라는 생각을 드리기 위함이 아닌 이러한 패턴으로 마켓 메이커들이 활동하니 투자에 유의를 하라는 점을 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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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D · posted · 2024-05-09 ·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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