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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의 법칙

Han SanghoonHan Sanghoon·Seoul·KR

특별한 법칙은 아니지만 자주 생각하려는 법칙이 있다. 향기의 법칙이라고 명명한 이 법칙은 무척이나 간단하다. 어떠한 상황에서든 상대를 유혹하라는 것이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상대방이 원하도록 유혹하는 것이다. 이는 아주 간단한 원칙인데 동시에 매우 달성하기 어려운 법칙이기도 하다. 향을 만들어 내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누군가를 좋아한다고 해서 상대방이 나를 좋아할 수는 없다. 상대방을 유혹해야 한다. 상대방이 '저 남자를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 라는 감정이 없이 그저 내가 좋다고 애걸복걸해서 만난다면 그것은 좋은 관계라 말하기 어렵다. 내가 원하는 것보다 상대방이 나를 원하는 감정이 커진다면 이미 정복한 셈이다. 마음을 정복했으니 육체를 정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되는 법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서로가 서로에게 정복 당하는 셈이긴 하지만.

사업도 마찬가지다. 고객에게 부탁해서 내 제품을 사달라고 하는 것은 하수. 고객이 내 제품을 사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그 어떤 것을 동원하든 상대방을 유혹한다. 유혹에 성공하지 못하면 사업은 실패한다. 우리는 누가 협박을 해서 돈을 내놓는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거래를 하기 때문에 억지로 되는 것은 없다. 결국 이것은 설득의 문제도 아닌 유혹의 문제다.

보통은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사람들을 쫓게 된다. 능력이 없는 사람은 능력을 쫓고, 아름다움이 없다면 아름다움을 쫓는다. 간절하게 말이다. 아무리 파트너와 관계가 좋다고 해도 아름다움에 대한 열등감을 가졌던 이가 평생 넘보지 못했던 이성과 가능성이 생기면 어떻게 될까. 기존에 오랫동안 정을 나눈 파트너보다 새로운 기회에 감정이 요동친다. 이것은 도덕적이고 윤리적 문제가 아닌 본능의 영역이다. 법과 윤리는 사람들에게 가이드라인을 만들지만 그 가이드라인이 사람의 감정까지 철저하게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가 원하는 것을 가진 자를 유혹할 전략을 세우고, 유혹 해야 한다. 내가 특정 기업과 B2B 계약을 따내야 한다면, 해당 기업이 군침을 흘릴 수 밖에 없는 맛을 시식하게 해줘야 하고, 내가 목표하는 고객이 있다면 고객이 원하는 것을 값을 주고 팔아야 한다. 만약 이 거래가 성공적이었다면 고객은 다음 번에도 당신을 찾아올 것이고, 그 다음 번에도 당신을 찾아오게 된다. 더 강력한 다른 유혹이 생기기 전까지.

어쩌면 이 규칙의 이름은 향기의 법칙이라고 부르는 것은 아쉽다. '유혹의 법칙'이 더 적합할 것이다. 아니 유혹의 법칙이라는 말도 정확하지 않다. 어쩌면 이 모든 것 이 세계에서 당연히 통용되는 진리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것을 진리라 불러도 무방하지 않을까. 우리는 유혹 당하고, 유혹 하지 않고서도 무언가를 할까? 어쩌면 유혹 없이도 사람을 움직이게 하고, 내 제품을 사게 하고, 사랑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면, 그것은 법칙의 수준을 넘어 초능력이라 불릴만할 것이다. 초능력자가 될 것이 아니라면 유혹의 법칙을 이용하는 것보다 더 나은 전략은 어쩌면 없을 것 같다.

▩ END · posted · 2026-09-13 ·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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