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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스택 개발자 겸 사업가의 딜레마

Han SanghoonHan Sanghoon·Seou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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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경에 저는 풀스택 개발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이유는 그당시 즐겨하던 페이스북을 똑같이 만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내가 이런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면 계속해서 이것저것 도전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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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음으로 시작했던 개발자 라이프는 지난 10년 넘는 시간동안 수십개가 넘는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만들고, 부수고를 반복했습니다. 페이스북과 유사한 서비스를 만들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페이스북에는 따라잡지도 못할만큼 수준이 낮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를 비롯한 모든 풀스택 개발자들은 사실 마음의 짐이 있을 것 같습니다.

나도 마음만 먹으면 만들 수 있는데...

네. 풀스택 개발자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나 시간이 걸리던 왠만한 제품의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건 어렵지 않고, 꾸준히 개발하면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느낀 현실적인 문제는 풀스택을 다루고, 빠르게 개발을 해내는 것과 같은 개발 레벨에서의 고민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돈'의 문제입니다.

풀스택 개발자는 되기도 어렵지만 된다고 해도 먹은 나이만큼 나갈 돈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또한 회사나 조직에서 기대하는 일도 하나하나 늘어나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 회사의 전체 시스템을 머릿속에 두고, 설계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새로운 작업을 작게 하는 것은 리프레시가 되는 정도입니다. 만약 내 두번째 인생을 출발하기 위한 제품을 만든다고 하면 전혀 다른 수준의 고민들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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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는 사업적 관점이 포함되어야 하는데, 경영, 마케팅, 자금, 운영, 디자인, 기획 등 세부적인 모든 것들에 대해서 하나하나 고민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중에 풀스택 개발자가 할 수 있는 것은 개발을 혼자서 해낼 수 있다는 점 뿐이죠. 가령 플랫폼을 만든다고 하면 플랫폼은 만드는 것도 시간이 상당히 소요되지만, 경쟁 플랫폼과의 차별성, 기능적 우위, 홍보 전략, 초기 사용자 유치에 들어가는 비용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물론 이런걸 대충 생각하는 철부지 대표들도 상당히 존재하지만 막상 개발되고 나서 런칭할 때쯤 되면 텅빈 플랫폼을 보고 허탈함을 감출 수 없죠.

조직을 이끌어가는 상황이면 더 심각할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독려해서 제품을 완성했으나 완성된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도 없고, 이것이 나에게 물질적 정신적 보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그저 좋은 경험 정도 한 것으로 프로젝트는 마치게 됩니다. 힘들게 쓴 시간과 에너지는 허무하게 흩어집니다. 풀스택 개발자가 리드가 되어 진행했던 프로젝트라면 따라오는 팀원들도 마찬가지로 허무함을 느낄지도 모르죠. 허무함과 차게 식어버린 마음은 전염병처럼 조직을 무너뜨립니다.

그러한 이유에서 풀스택 개발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능력에서 아주 일부분만을 사용하는 전략이 오히려 좋을 수 있습니다. 아주 작은 수준의 토이 프로젝트들을 양산하는 거죠. 재밌는 프로젝트, 아이디어만 발현된 MVP를 만들어 시장에 노출하면서 마케팅 전략과 재미, 소소한 보상을 모두 챙기는 겁니다. 그러다보면 풀스택 개발을 꽃 피울 기회가 찾아오기도 하고, 자신이 흥미를 갖고 있는 주제에 대해 사업을 하고 싶다며 찾아오는 대범한 인물들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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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러한 형태로 사업을 진행했고, 개발자로 커리어도 그렇게 나아갔습니다. 그러다보니 여러 기회들도 들어왔죠. Udemy에 글을 기고하거나, 패스트캠퍼스에서 강의를 하거나, 기업과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부수적인 기회들이 생겼습니다. 또한 사업적으로 여러 재밌는 제안들이 매년 여러개씩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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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면에서 풀스택 개발자는 맥가이버 칼 같은 사람이지만 맥가이버 칼로 완벽한 조각상을 만들 생각을 하면 안된다고 봅니다. 완벽한 조각상이 아니라 여러 자잘한 테스크를 직접 판별하고, 작업도 할 수 있다는 점에 강점을 두고, 자신의 가능성을 최대한 넓히는 것이 생존 전략으로 좋다 생각합니다. 또한 아무리 자신이 혼자 다 만들 수 있다고 해도 절대 모든 코드를 직접 쓰지 않아야 합니다. 저는 아직까지 수많은 프로젝트를 직접 코드를 쓰며 진행해봤지만, 이제와서 많이 후회되는 점은 프로젝트 시작 전에 내가 가용할 수 있는 오픈 소스 코드나 템플릿 소스 코드, 이제는 AI가 생성한 코드들까지도 가용 가능하기 때문에 설계 레벨에서 총 노동 비율을 줄이고 시작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저는 풀스택 개발자가 되면 모든걸 만들 수 있어서 주커버그가 될 것 같았지만 실제론 그러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저는 주커버그처럼 대성한 인물이 되기를 꿈꾸고, 이 글을 보는 모든 풀스택 개발자 분들도 힘들게 얻은 기술을 녹슬지 말고 인생을 꽃피우는데 100% 사용하실 수 있으시길 바랍니다.

  • #풀스택
  • #개발자
  • #사업가
  • #딜레마
▩ END · posted · 2024-05-09 ·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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