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 외주 사업을 진행 함에 있어서 고객은 크게 기업과 국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기업 고객(B2B)을 주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는 영업이 중요하고, 영업만 잘된다면 수익 상한을 높이는 것이 어렵지 않겠지만 국가 사업을 수익 모델로 잡는 경우에는 수익 상한의 제한이 발생합니다.
국가 사업의 참여 고려사항
먼저 대부분의 국가 사업들의 수주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기업 고객을 상대할 때와는 다른 기준들이 들어가게 됩니다.
- 전자 정부 프레임워크
- 개발자 신상 정보 및 경력 증빙
- 프로젝트 감리
- 경쟁 입찰
- 낮은 수익성
크게는 5가지의 항목이 고려사항이 되는데 각각의 항목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설명해보겠습니다.
전자 정부 프레임워크
가장 큰 허들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전자 정부 프레임워크입니다. 해당 기술은 국가 사업에서만 사용되고 대부분의 기업용 제품에서는 사용되지 않다보니 이를 다루는 개발자를 구하기 쉽지 않습니다. 전자 정부 프레임워크는 특성상 최신 기술보다는 안정된(오래된) 버전을 사용하다보니 최신 스팩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이러한 이유에서 개발자들이 선호하지 않기도 합니다. 또한 해당 기술을 이용해서 제품을 만들 때 적용되는 여러 규제들은 개발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가 될 수 없습니다.
높은 수준의 인증을 요구하는 제품을 비교해봅시다. 만약 개발자라면 토스에서 일하고 싶을까요 아니면 홈택스를 개발하는 곳에서 일하고 싶을까요. 설령 신규로 시작하는 프로젝트라 해도 여러가지 이유로 전자 정부 프레임워크의 틀 안에서 개발해야한다는 점은 개발자들을 떠나게 만드는 요소이고, 또한 수많은 정부 사업으로 완성된 제품이 그러하듯 여러가지 이유로 너저분한 제품이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용역 제공 업체에서 도덕적 헤이와 실력 부족으로 이와 같은 현상이 생긴다고만 볼 수는 없는 것이죠.
개발자 신상 정보 및 경력 증빙
국가 사업은 수주 과정에서 대부분 프로젝트의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에 대해 신상 정보와 경력을 제공해야 하고 허위 자료가 포함되면 안됩니다. 안타깝게도 정부 사업을 통해 사업을 할 때 충분한 인력 풀을 가지지 못한 기업의 경우 신규 직원이 많거나 경력이 충분하지 않는 직원들 또는 실력은 있으나 여러 자격증이 없는 직원은 수주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또한 인력의 교체나 이탈이 발생한 경우에 대해서도 문제입니다. 기업 고객을 상대할 때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 문제 삼지도 않고 보통은 결과물의 완성도만 가지고 이야기하지만 국가 사업은 감리 과정 또는 그 이전 단계에서도 계속되는 모니터링이 발생합니다.
프로젝트 감리
국가 사업에서는 감리 업체가 따로 선정됩니다. 그리고 감리 업체는 자신들에게 책임이 생기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꼼꼼하게 감리를 진행해야합니다. 물론 감리 사업체와 함께 짜고 봐주기 식으로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감리를 진행해야 하며 이와 같은 과정에서 여러 피곤한 절차들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요구사항에 대한 내용과 검증에서 논쟁의 요소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국가 사업은 여러 핵심 요구 사항과 부가적 요구 사항들이 나열되어 있지만 실제 제품을 개발하다보면 요구 사항들의 조정과 타협 또는 어떤 부분에서는 개선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기획 단계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어떤 부분은 개선되고 어떤 부분은 덜 개발 됐다면 감리는 덜 개발된 부분에 대해서만 문제를 삼을 수 있습니다.
만약 원청과 기업, 둘 만의 관계로만 진행이 된다면 이와 같은 갈등 상황에서 해당 내용을 증빙 하기 훨씬 쉽겠지만 감리라는 프로젝트 진행 상황과 무관하게 참여한 기업의 경우 객관적으로 항목을 체크하기에 문제가 복잡해지곤 합니다. 당연히 분쟁 비용(커뮤니케이션 시간 및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개발 분량)이 커지게 되면 수익성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한 기업은 대부분 그 이후부터는 국가 사업을 쳐다보지도 않게 됩니다.
경쟁 입찰
기업 고객만을 상대하는 경우 경쟁 입찰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고객이 찾아오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경쟁 입찰을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 비용마저도 국가 사업 참여자들에게는 큰 부담이 됩니다. 이유는 기업이 수익성을 창출할만한 좋은 프로젝트는 국가 사업에서 많지 않습니다. 이후 설명할 수익성 문제와도 연결되지만 수익성이 낮고 여러 책임과 문서 작업, 귀찮은 증빙 과정들을 고려한다면 경쟁 입찰이라는 실패 가능성이 있음에도 나가는 비용은 부담이 될 것 입니다.
경쟁 입찰의 후보들도 문제입니다. 대부분의 국가 사업 수주 기업은 이러한 일만 오랫동안 한 기업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기업들의 특징은 이미 수많은 레퍼런스가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 수주를 한 두 건을 하는게 아니라 하나의 기업이 여러 국가 사업 프로젝트를 동시에 수주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또한 기존에 개발된 소스코드가 많아 신규 개발할 필요가 없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 신규 진입을 하려는 경쟁자들은 소스코드가 없거나 충분하지 않고, 대부분은 바텀부터 개발해야합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수익성은 낮고, 여러 귀찮은 일들이 가득한 국가 사업을 한다는 것은 엄청난 리스크가 있는 사업 수주일 것입니다.
낮은 수익성
프로젝트마다 낮지만 경쟁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근로자마다 제공할 월 급여와 세금 등을 포함해 필수로 발생하는 비용을 계산하고, 여러 직간접 비용을 고려한 후 기업의 영업이익을 포함해서 참여하게 됩니다. 이때 상한 영업이익률은 일반적으로 10% 보다 낮습니다. "10%도 안되는 영업이익으로 사업에 참여하라는 것이 말이 되는 것인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말도 안되는 일이 실제로 발생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미 해당 산업의 오래된 기업들은 소스코드가 누적되어 있어 제출한 개발 기간보다 빠르게 개발을 완료할 수 있고 그러다보니 줄어든 개발 기간만큼 근로자에게 주기로한 금액에서 영업 이익을 뽑아내게 됩니다. 또한 오랫동안 여러 국가 사업을 진행하게 되면 내부적 또는 외부적인 방법을 통해 여러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분쟁 비용을 최소화 하기도 합니다.

즉 표면화된 수익성은 매우 낮고 영업 이익률도 낮을 수 밖에 없으나 특정 기업들에게 있어서 이 시장은 폐쇄된 시장입니다. 신규 시장 참여자는 막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시장은 보호받는 격입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전자 정부 프레임워크가 구시대적인 버전을 사용하는 것도 일맥상통합니다. 신규 버전의 언어나 프레임워크를 전자 정부 프레임워크에 포함하게 되어 신규 시장 참여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기존 기업들에게는 위협이 될 것입니다.
이처럼 IT 국가 사업 프로젝트는 보기에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프로젝트가 매일 같이 올라오고 있고, 외주로 살아가는 IT 기업들에게는 한 줄기 희망처럼 보이겠지만 실상은 '그들만의 리그'입니다. 또한 신규 시장 진입자들에게는 고통스러운 시간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적, 제도적 장치들이 가득합니다. 그러한 이유에서 한국 정부와 여러 공공 기관들의 웹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이 아직도 구시대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을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국가에서는 조달청을 통해 조단위가 넘는 예산을 편성해 사업을 진행합니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으나 한국의 성장을 저해하고 IT 생태계를 좀먹는 뿌리가 바로 이곳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신규 IT 기업을 시작하시는 분들이라면 국가와의 사업은 아주 전략적으로 시도하셔야 하며 국가 사업에서도 조달청과 같은 경쟁 입찰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국가 사업을 진행하여 조금 더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방법도 있으니, 후자의 방법을 찾아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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